2013. 7. 19. 00:58

슬로푸드 국제협회(Slow Food International)와 슬로푸드생물다양성재단에서는 EU의 도움을 얻어 생물다양성에 대한 출판물과 동영상 등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습니다.

슬로푸드 한국협회(Slow Food Korea)에서도 이를 한글 자막 작업을 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좋은 정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생물다양성의 보호, 지구를 지키는 길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은 슬로푸드의 핵심적인 활동이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생물다양성이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의 음식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생물다양성이란 단지 그 분야의 전문가들만 관심을 가지는 어려운 단어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 단순한 개념으로서 우리 아이들의 삶과 미래, 그리고 지구의 미래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다양성은 생명의 기본으로서 끊임없는 진화와 적응이 일어납니다. 유전자나 박테리아 같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부터 동물과 식물에 이르기까지, 나아가 가장 복잡한 단계인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성은 우리 지구에 필수적인 생명력입니다.

 

지구의 역사에서 모든 것은 시작과 진화와 종말을 가집니다. 그러나 최근 몇 세기 동안 이 과정의 속도가 빨라졌고, 멸종의 속도는 천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지구가 탄생한 이래로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대규모 멸종 시기가 있었는데, 현재는 여섯 번째의 대규모 멸종 사태를 겪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다섯 번째는 65백만년 전 공룡들이 사라졌을 때입니다. 다가올 멸종은 그 원인이 빙하기나 화산 폭발 때문이 아닙니다. 인간입니다. 우리 인류는 가능한 모든 공간에 시멘트를 바르고, 살충제와 화학비료를 사용하여 땅을 불모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대기중의 산소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강과 바다를 쓸모없는 플라스틱과 산업폐기물을 버리는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는 것도, 대기 오염으로 하늘을 흐리게 하는 것도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구와 생물다양성의 마지막 지킴이들, 즉 소규모 농부들과 어부들 또한 배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자연의 균형을 존중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식물의 멸종에 대하여 얘기하면 우리는 호랑이와 코끼리, 돌고래와 같이 일상 중에 거의 볼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는 우리와 매우 밀접한 종을 계속 잃어오고 있습니다. 수백 가지나 되는 품종의 감자와 사과, 그리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음식들, 집단 기억 속에 자리잡은 맛들을 잃고 있는 것입니다. 온 세계가 엄청난 속도로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매년 무려 27천개의 종이 소멸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이 사라지면, 우리의 음식과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오늘날 세계 식량 공급에 의해 제공되는 열량의 60퍼센트는 밀과 쌀, 옥수수 세 가지 곡물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종자 생산의 90퍼센트는, 몇 안 되는 품종들로서 극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특허 받아 생산과 판매를 독점하는 품종들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너무나 취약한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획일적인 품종으로는 질병이나 예상 밖의 사태에 대해 대처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단일한 품종의 작물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화학제품들을 과다하게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은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1845년 아일랜드에서는 한 품종의 감자만을 재배하고 있었는데, 이 감자에 곰팡이병이 번지기 시작하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 기근을 피하기 위해 이민을 가야만 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그 곰팡이균에 저항성이 있는 유전자가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안데스 지방의 수천가지나 되는 감자품종 중 하나에서였습니다. 생물 다양성이 없었다면 감자는 더 이상 세계 주요작물 중 하나가 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슬로푸드 협회는 그 시작부터 농업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해 왔습니다. 우리가 구해야 되는 것은 팬더곰과 몽크 바다표범만은 아닙니다. 이태리 시칠리아 지방의 Girgentana 염소(뿔이 코르크따개처럼 생겼음), Ragusano 당나귀(역시 이태리 시칠리아 Ragusa지방), 노르웨이양도 구해야 하고, 에델바이스 뿐 아니라 Polignano당근(이태리의 보라색, 노란색, 빨간색 당근)도 보존해야 합니다.

 

1만년의 농경 역사를 거치면서, 농부들은 형태와 빛깔, 맛과 향을 통해 그 지역의 정신과 역사를 표현하는 수천종의 동식물종을 길러내는 지식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기계화는 다양성의 적입니다. 1950년대 이래로, 농업생산은 점진적으로 점점 더 적은 수의 품종으로 치달아왔습니다. 세계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역과는 관계없이 어디서든 생산될 수 있고, 먼 거리로 운송되며, 표준화된 맛만 가지고 있는 몇 개의 품종들만이 선택되었습니다. 농부들이 품종을 선택하던 시절에 사과 품종은 수천 가지였지만 오늘날 사과는 단 4가지 품종이 전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슬로푸드는 음식을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종합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방향으로 깊게 뿌리를 뻗고 있는 거대한 나무를 상상해보세요. 거대한 몸통과 가지들은 위를 향해 뻗으며 이파리와 꽃들과 열매들을 맺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의 특별한 기후, 고도, 일조량과 같은 환경에 견고하게 뿌리를 내립니다. 토양은 씨앗들을 기꺼이 받아들여 성장하도록 해줍니다. 그러나 단지 토양과 기후와 지리적 위치만이 나무의 기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 지식, 장인의 기술도 기원이 됩니다. 음식은 이와 같이 언어와 음악, , 한 공동체의 관습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 나무의 깊은 뿌리는 다른 나무의 뿌리들과 만나게 되고, 그러면서 다른 문화와 언어와 역사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땅 밑에서의 만남이 우리의 나무를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뿌리로부터 시작해 이제는 나무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봅니다. 나무의 몸통은 노동자에게 공정하고 환경에는 깨끗한 좋은 생산을 위해 필요한 지원체계를 상징합니다. 그러면 다른 가지들은 꽃이 피고 과실로 가득하게 되는데 이들은 음식의 미각, 후각, 시각, 촉각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통적이거나 혁신적인 방법으로 조리되어 즐거운 음식 경험을 제공하게 됩니다.

음식은 또한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제공하는 영양물입니다. 음식은 신체적 정신적 균형을 제공합니다. 영양학자가 연구하는 것이 이런 측면입니다. 미식가는 또 다른 측면을 연구하고, 환경학자, 지질학자도, 인류학자도 또한 각각의 관심분야가 다릅니다. 슬로푸드는 이런 모든 요소들을 하나의 균형잡힌 전체로 간주합니다. 각각의 생산품은 씨앗과 문화, 토지, 환경적, 사회적 지속가능성, 영양과 맛 모두를 나타냅니다. 이러한 풍부함을 보존하기 위해서, 슬로푸드는 맛의 방주(Ark of Taste)”를 만들었습니다. “맛의 방주, 동식물의 다양한 품종들뿐 아니라 빵과 치즈, 절인 고기 같은 장인의 기술이 들어간 생산품들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이러한 생산물들은 전 세계에 있는 지역공동체들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전통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슬로푸드는 또한, 생산자들과 직접적으로 함께하기 위하여 프레지디아(Presidia)”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생산품(맛의 방주), 사라질 위기에 있는 전통의 기술들(낚시, 육종, 경작, 변형) 또는 파괴될 위기에 있는 세계적 자연경관이나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이 프레지디아가 하는 일입니다. 가족이나 학교, 지역사회가 가꾸는 슬로푸드 정원(Slow Food Gardens)”들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증진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도구입니다. 소규모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서 슬로푸드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어스마켓(Earth Market)”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그저 단순한 싸움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지구의 미래를 위한 싸움입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매일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잃은 것에 집중하지 말고, 그보다 우리가 아직 지켜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합니다.

Posted by 슬로푸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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