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4. 17:52

 

왜 종다양성인가?

 

 

 

 

종다양성은 최근에 생긴 단어다. 
곤충학자 에드워드 윌슨에 의해 1986년 워싱턴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사실 종다양성은 단순 개념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종다양성은 본질적으로 자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종다양성은 생명 그 자체이고 다양한 차원에서의 생명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가장 작고 가장 기본적인 것(생명의 기초인 유전자)에서부터 동물 식물계, 나아가 가장 복잡한 차원(에코시스템)까지.  
이 모든 차원이 서로 교차하면서 영향을 미치고 다른 것의 진화에 관계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팀들은 에코시스템의 종과 다양성을 비행기를 하나로 결합시키고 있는 리벳(철판과 철판을 연결해주는 철물)에다 비유해 왔다. 
만약 우리가 리벳을 푼다면 잠시 동안은 비행기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씩 비행기 구조는 약해질 것이고 어느 지점에 이르면 하나의 리벳이 빠짐으로써 비행기는 추락하게 될 것이다.

  

 지구 역사상 모든 게 시작과 끝이 있다.
그리고 어느 시대에서나 많은 종들이 멸종되어 왔다.
그러나 그 어떤 시대도 최근의 경악할 멸종율에 비견할 바는 못되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멸종율은 과거 시대 일어났던 것보다 수천 배나 더 크다. 
영국의 명문 엑시터 대학은 몇 년 간의 연구를 거쳐 지난 여름 지구에서 여섯번째 대량 멸종이 일어나고 있다고 선언했다
(다섯번째 대량멸종은 6500만 년 전에 일어났고 이때 공룡들이 멸종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멸종과 과거의 멸종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원인이다.
처음으로 인간에게 멸종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열대 우림을 파괴하고 땅을 시멘트로 덮고 있으며 물을 오염시키고화학 살충제와 비료를 뿌리고 대양을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장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땅의 마지막 수호자인, 자연의 무너지기 쉬운 연약한 균형을 알고 존중하는 소농, 양치기 그리고 어부들을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슬로푸드는 1997년에 종다양성 일을 시작하였고 그 첫걸음을 음식으로 내디뎠다.
이 일은 시작 때부터 우리에게 남다른 시각을 주었다.

  

만약 종다양성이 사라진다면 우리 음식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식물과 야생동물과 함께 인간이 길들인 식물들은 (우유나 고기를 위해) 선택적으로 번식된 종들 또한 사라질 것이다.
세계식량기구에 의하면 75%의 식물 종이 멸종이 되어 다시 복구될 수 없다. 미국에서 그 숫자는 95%이다. 오늘날 전세계 음식의 60%는 밀, 쌀, 옥수수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에서 한 때 농부들이 골라서 재배하였던 수천 종의 쌀들은 물론이고, 멕시코에서 길러졌던 수천 종의 옥수수뿐만 아니라 몇몇의 교배잡종들까지도 몇 안 되는 다국적기업이 선택해서는 농부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슬로푸드의 첫 직관은 이것이었다. 
인간이 길들인 종다양성을 돌보는 것. 
팬더곰이나 바다표범 뿐만 아니라 개스콘 닭과 알파고 양, 에델바이스뿐만 아니라 알벵가의 자주색 아스파라거스까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맛과, 맛과 관련된 지식, 그리고 번식시키고 키우고 가공하는 전통지식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두번째 직관에 이르게 하였다. 
바로 맛의 방주이다. 
우리가 구해야 하는 산물의 목록을 말한다. 
우리는 또한 빵, 치즈, 훈제 고기, 과자와 같은 변형된 음식을 포함시켰다. 
이 또한 종다양성이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의 활동 범위가 규명되자 우리는 어떻게 일할지를 생각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는 서로 만나지 않는 관계인 농부, 요리사, 수의사, 저널리스트 등의 다양한 세계를 연결했다.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1. 소농을 돕는다.
어떤 종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유전적으로 선발하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사과의 다양성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종을 수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대신에 우리는 어떤 종을 번식시켰던 목동을 찾았고 아직도 그런 사과를 키우고 있는 농부를 찾아나섰다.
그리고 그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이 중요한 단계를 거쳐 오늘날 세계 구석구석의 생산자를 지원하고 있는 프레시디아(Presidia) 계획이 출범하였다.
 
2. 종 다양성에 대한 인식 제고 
우리는 생산가와 전문가와 함께 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학교, 저널리스트, 레스토랑 등과도 함께 일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이용해 이러한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쓰고 말해줄 필요가 있다.
왜냐 하면 이러한 주제들은 대학 강의실과 과학 연구기관에 전해지고 우리 모두의 유산이 되기 때문이다.
 
종다양성은 과학자들만의 힘으로도 구할 수 없고 세상의 권력으로도 지킬 수 없다.
시장에서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노아가 방주를 타고 도착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뻔히 예상된다..

그러므로 이 전쟁은 우리가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매일 우리의 땅에서 우리가 조직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의 방주, 프레시디아, 어스마켓, 공동체 그리고 학교 텃밭과 아직도 실현을 기다리고 있는 수천 개의 다른 아이디어들과 함께.


 
왜냐하면
종다양성을 보전하려는 이 전쟁은 다른 어떤 전쟁과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전쟁은 지구의 생명을 위한 전쟁인 것이다.
 
이태리 2013.2.13.  
( 세레나 밀라노/ 슬로푸드 종다양성 재단 사무총장. 고재섭 역)

Posted by 슬로푸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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